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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종 단팥빵 만들기 : 일반 반죽이 아닌 스폰지 반죽

망치고래 2023. 1. 21. 06:27

즐겨보던 유튜버 빵준서님이  「빵준서가 전하는 첫 번째 레시피」 책을 냈다는 소식을 듣고 인터넷에서 바로 책을 주문했고, 제일 먼저 '스폰지 반죽으로 만든 중종 단팥빵' 레시피를 따라 만들었다. 빵준서님의 책에 대해서는 다음에 따로 소개하려고 한다.

이번 제빵은 나의 계량 실수로 사실상 반죽이 너~무 질어서 실패에 가깝지만, 사람이 늘 잘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실패했지만 엉망진창으로 만든 과정도 한 번 기록해보려고 한다..

레시피는 책 저작권 때문에 그람 수를 적을 수는 없어 재료만 적었다. 빵준서님이 유튜브에 공개한 단팥빵 레시피가 있던데, 거기엔 누룩종이 들어가지만 책에 있는 레시피는 누룩종 대신에 '중종 반죽'을 넣는다.


중종 단팥빵 재료

* 중종 반죽 : 물, 강력분, 우유, 드라이 이스트
* 본 반죽 : 강력분, 박력분, 물, 소금, 설탕, 드라이 이스트, 버터, 달걀, 물엿
* 팥 앙금 : 시판 앙금 사용함

스폰지 반죽법이란?
전체 밀가루의 50~60%와 물, 이스트를 미리 섞어 발효한 후 나머지 밀가루와 재료를 추가해 반죽하는 제법. 전체 반죽 시간이 길기 때문에 반죽의 노화가 더디고 풍부한 발효 향의 빵을 만들 수 있다. (출처 : 빵준서가 전하는 첫 번째 레시피)



중종 단팥빵 만들기


1. 하루 전에 중종 반죽 만들기 : 중종 반죽 재료를 통에 모두 넣고 주걱으로 섞은 다음, 실온 1시간 발효 후 냉장고에 넣어 10시간 발효한다. 발효 후 꺼내어 보면 거미줄처럼 반죽이 쭉쭉 늘어난다.

냉장고에 하루 숙성시킨 중종 반죽





2. 반죽기에 본 반죽 재료를 모두 넣고 저속 1분, 중속으로 11분 믹싱 한다. 그런데.. 반죽을 아무리 오래 돌려도 글루텐이 잘 잡히지 않고 흐물흐물 늘어지면서 엄청 질어지는 거다. 난 분명히 레시피 그대로 했는데 왜 이러지?? 싶었는데..

흐물흐물한 반죽
반죽이 흐물흐물해서 흘러 내린다..ㅠㅠ



난 계량할 때 액체류나 가루류 모두 따로 하지 않고 저울 위에 믹싱볼을 두고 바로 재료를 투하했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분명 따로 그릇에 계량할 때는 50g이던 액체였는데, 믹싱볼을 저울에 두고 영점에 맞추고 액체를 넣으니 저울이 50g짜리를 13g이라고 인식하는 거다;;

믹싱볼이 저울에 비해 너무 커서 무게가 분산되어 인식을 잘 못하는 건가..?? 어쩐지 지금까지 믹싱볼 통째로 계량했을 때 모든 반죽이 대체적으로 너무 질더라ㅠㅠ 난 내 반죽기가 문제가 있는 줄 알고 바꿔야 하나 생각했는데 반죽기는 아무 잘 못이 없었다😫 앞으로 계량할 때는 재료마다 따로 그릇에 하는 걸로..!




3. 아무튼.. 질퍽질퍽한 반죽이지만 1차 발효를 실온에서 1시간 정도 한 후, 반죽을 50g씩 분할한다. 덧가루를 묻혀도 손에 쩍쩍 들러붙어서 8개만 분할하고 나머지는 묵은 반죽으로 사용하게 냉동실에 넣어두었다.

단팥빵 반죽소분한 단팥빵 반죽





4. 분할한 반죽을 둥글리기 하고 벤치타임 10분 동안 팥 앙금도 분할해 둔다. 레시피에서는 팥 앙금을 120g씩 분할하라고 했지만 실패한 반죽에 팥 앙금을 많이 넣기 아까워서 난 50g씩만 분할했다.

팥 앙금은 베이킹팜에서 세일 중인 프리미엄 통팥앙금을 써봤다. 1kg에 4,300원을 주고 구매했는데 통팥이 들어있어 씹는 맛이 좋고 앙금도 그렇게 달지 않아서 맛이 좋다.

소분한 앙금 모습
팥앙금 모습팥앙금 성분표
중국산 팥이라 가격이 저렴하다. 국산 팥앙금은 가격이 2~3배 더 비싸다.





5. 반죽에 팥앙금 포앙한 후 철판에 팬닝 하기. 위에 계란물을 바르고 옆구리에 칼집을 내서 실온에서 1시간 30분 2차 발효한다. 계란물을 바르면 빵 표면이 코팅한 듯 윤기가 난다.

반죽에 팥앙금 넣는 모습
반죽이 질다보니 손에 쩍쩍 달라붙어 포앙하기가 어려웠다.
오븐에 굽지 전 단팥빵 모습
처참한 반죽 상태. 이쯤 되니 반죽과 싸우다 지쳐서 계란물도 대충 발랐다..





6. 컨벡션 오븐 기준 170도에서 13분을 구워주면 완성!

계란물 바른 오븐에 굽지 전 단팥빵 모습
단팥빵 모습
빵 표면 색깔이 균일하지 못하고 울긋불긋..





비록 실패한 반죽이었지만 굽고 나니 못 먹을 정도는 아니었다. 반죽에 수분이 많아서 그런지 빵 부분이 촉촉해서 생각보다 맛있었다. 단팥빵이라기보다는 찐빵을 먹는 느낌?

엉망진창 얼렁뚱땅 완성된 중종 단팥빵이지만 팥을 좋아하는 어른들은 아주 좋아해 주셨다.ㅎㅎ 아직 팥앙금 1kg이 더 남아있으니 다음번엔 제대로 계량해서 꼭 성공하고 말리라!!

단팥빵 단면
찐빵 같은 단팥빵